한류 총서

조선의 빅데이터 송남잡지를 찾아서 / 최원재

등록일 2025-09-05 작성자 관리자 조회 60

송남 조재삼이 펴낸 『송남잡지』는 이수광의 『지봉유설』, 성호 이익의 『성호사설』과 함께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백과전서이자 교육서다. 천문·지리·농정·방언·성명·음악 등 14개 분야로 지식을 분류하고, 두 아들을 가르치기 위해 고전과 현실을 아우른 학습 체계를 세웠다. 단순히 잡학을 모은 책이 아니라, 조선판 데이터 학습법이었던 것이다.

『송남잡지』는 이름의 기원, 성씨의 유래, ‘사나이’와 ‘가시나’ 같은 말의 뿌리, 갈비와 떡, 지명과 전설, 기생과 과거제까지 생활과 문화 전반을 데이터처럼 기록했다. 이런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들이 사고력을 넓히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바꾸는 학습 도구가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의 빅데이터 분석처럼 19세기 조선도 ‘지식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고자 했음을 보여준다.

동국대 최원재 교수는 이 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송남잡지』를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오늘의 문화와 이어지는 데이터로 풀어낸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영화 「범죄와의 전쟁」, 배우 공유와 안정환의 이름 이야기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한국인의 정체성을 탐구한다. 읽는 순간, 한국학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하고 무릎을 치게 된다.


『조선의 빅데이터, 송남잡지를 찾아서』는 학자뿐 아니라 한국인의 문화적 뿌리를 알고 싶은 모든 독자를 위한 책이다. 조선 후기의 데이터 분류 학습법을 따라가다 보면, ‘쓸데없는 잡지식이야말로 공부의 힘’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잊힌 지식이 현대적 교양으로 되살아나는 흥미로운 여정에 함께해 보자.

출처 : 교수신문(http://www.kyosu.net)